기춘이
주말에 정말 외출하기 싫어서 집에만 있었습니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먹을 게 없더군요. 라면도 떨어지고, 밥도 없고, 반찬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습니다. 결국 손에 잡힌 건 구석에 굴러다니던 오래된 과자 봉지뿐이었죠. “이걸로 이틀만 버티자”라는 생각으로 과자를 씹어 삼켰는데, 제 위장은 곧바로 항의 시위를 시작했습니다.
첫날은 괜찮았습니다. 바삭한 과자와 함께 넷플릭스를 보며 ‘이게 바로 집콕의 낙이지’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둘째 날 아침, 배가 묵직해지더니 화장실에 앉아도 아무런 소식이 없었습니다. 신호는 오는 것 같은데 결과물이 없으니, 마치 인터넷 연결은 됐는데 페이지가 안 열리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아, 과자만 먹고는 장이 움직이지 않는구나.”
상황은 집, 장소는 화장실. 저는 휴대폰을 들고 앉아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결국 허무하게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습니다. 제 위장은 과자라는 단순한 연료로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걸 몸소 보여주고 있었죠.
저의 대처는 간단했습니다. 물을 많이 마시고, 억지로라도 채소를 주문해 먹기로 했습니다. 결국 다음 날 아침, 샐러드와 따뜻한 국물을 먹고 나서야 조금씩 장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느낀 교훈은 명확했습니다. 과자는 간식이지 주식이 아니다. 주말을 게으르게 보내는 건 좋지만, 위장까지 게으르게 만들면 결국 변비라는 불청객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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