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
배가 무슨 만삭인 것처럼 빵빵하게 부풀어 오르고 가스만 차서 미칠 것 같았어요 속이 꽉 막혀 있으니까 밥을 먹어도 얹힌 것처럼 더부룩하고 밑이 묵직하게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서 하루 종일 신경이 곤두서더라고요
아직도 후회되는 게 삼시 세끼 다 배달시켜 먹은 피자랑 햄버거 밀가루 폭탄이었어요 날도 덥고 귀찮아서 물은 한 모금도 안 마시고 오직 탄산음료랑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입에 달고 살았더니 장 속에 수분이 씨가 말라버렸나 봐요
이 지독한 변비 때문에 멘붕이 왔던 순간은 하필이면 중요한 회사 면접을 보러 가기 직전 대기실 안이었어요 긴장하니까 갑자기 아랫배가 묵직해지면서 가스가 차오르는데 화장실을 가도 나올 생각은 안 하고 배만 아파서 진짜 미치겠더라고요
결국 면접 끝나자마자 눈 뒤집혀서 편의점 들러서 푸룬 주스 큰 거 한 통 사다가 마시면서 집에 걸어가는 내내 아랫배를 시계 방향으로 미친 듯이 마사지해 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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