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포스트
거의 일주일 넘게 신호가 딱 끊겨서 아랫배가 아주 콘크리트벽처럼 단단하게 뭉치고 윗배까지 가스가 차올라 숨쉬기도 벅찼어요 분명 뱃속에 거대한 덩어리가 들어차서 길을 막고 있는 게 생생히 느껴지는데 변기에 앉아 핏대가 서도록 아무리 힘을 줘도 얼굴만 시뻘개질 뿐 미동도 안 하더라고요
밤마다 이불 속에서 뜯어먹은 매운 불족발이랑 배달 떡볶이 세트를 먹었어요 가뜩이나 야근하느라 온종일 의자에 굳은 자세로 앉아만 있으면서 소화 안 되는 고기랑 밀가루만 위장에 밀어 넣었거든요
고급 한정식집에서 코스 요리를 먹던 장소였어요 꽉 끼는 원피스를 입었는데 배는 남산만 하게 부풀어 오르고 가스까지 차서 허리를 꼿꼿이 펴고 앉아있기가 고역이더라고요 악몽 같은 순간이었지요
식사가 끝나자마자 화장실로 임무를 완수하러 도망치듯 달려갔어요 일단 원피스 뒷지퍼를 살짝 내리고 칸막이 안에서 발꿈치를 한껏 들어 올린 채 상체를 허벅지 쪽으로 바짝 숙여 직장 통로가 일직선이 되도록 자세를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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