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d9rI31s1Y
괜히 건강 챙겨보겠다고 생 땅콩을 한 줌 집어 들었습니다. 고소한 향에 취해 “이 정도면 내 위장도 좋아하겠지”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졌죠. 그런데 몇 분 지나지 않아 제 속은 갑자기 불꽃놀이를 시작했습니다. 속이 뜨겁게 달궈지더니 가슴 위쪽으로 화끈거림이 올라오고, 목구멍까지 신물이 치밀어 오르는 역류 증상이 찾아온 겁니다. 그 순간 저는 깨달았습니다. “아, 내 위장은 땅콩을 싫어하는구나.”
직전 먹은 음식은 다름 아닌 생 땅콩. 볶지도 않고, 소금도 안 뿌리고, 그냥 날것 그대로 씹어 삼킨 게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제 위장은 즉각 항의하며 “이건 반란이다!”라는 듯한 반응을 보였죠. 장소는 집, 상황은 소파에 앉아 TV를 보던 평화로운 저녁이었는데, 갑자기 위장이 전쟁터로 변했습니다. 소파는 안락의자가 아니라 응급실 대기실처럼 느껴졌습니다.
저의 대처는 다소 코믹했습니다. 따뜻한 물을 들이키며 “이 물이 소방수 역할을 해주길…” 간절히 기도했고, 결국 다음 날은 죽과 미음을 챙겨 먹으며 위장에게 사과했습니다. 속쓰림 때문에 밤새 뒤척이며 “내 위장이 지금 소방차를 불러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했죠. 이번 사건은 저에게 큰 교훈을 남겼습니다. 생 땅콩은 고소하지만, 내 위장에게는 고소(告訴)감이다. 앞으로는 땅콩을 먹더라도 볶아서, 적당히, 그리고 낮에 먹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0
0
댓글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