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배 속에서 갑자기 날카로운 송곳으로 장벽을 콕콕 찌르고 후벼 파는 듯한 극심한 복통이 밀려왔어요 뱃속이 요란하게 부글거리면서 창자가 제멋대로 뒤틀리는 불길한 신호가 오는데 순식간에 얼굴이 잿빛으로 변하며 머리털이 쭈뼛 서더라고요 변기를 붙잡고 앉았는데 내 의지와는 완전히 상관없이 수돗물 틀어놓은 것처럼 묽은 변이 콸콸 쏟아져 나오더라구요
내 대장에 폭탄을 투하한 직전의 원인은 점심때 스트레스 풀겠다며 직장 동료들과 먹은 아주 매운 고추 짬뽕과 식후에 마신 차가운 라떼였어요
하필 주말에 회사 동호회 사람들과 다 함께 대형 관광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던 중이었어요 의자 손잡이를 부서져라 쥐고 괄약근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속으로 제발 살려달라고 빌었던 지옥 같은 순간이었지요
버스가 다음 휴게소에 멈추자마자 가방을 쥐어짜고 화장실로 전력 질주해 폭풍 같은 배출을 하며 간신히 정신줄을 잡았답니다 칸막이 안에서 가방에 있던 알약 지사제를 꺼내 침도 없이 입에 넣어 삼키고 불타는 엉덩이를 휴지로 연신 닦아내며 수습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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