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이유/상황
요즘 들어 유독 고기류를 자주 먹게 됐다. 점심엔 햄버거, 저녁엔 고기나 돈까스 같은 메뉴가 이어지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속이 더부룩하고 입맛도 무거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에는 그냥 참고 넘어갔는데, 이번에는 몸이 먼저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아 조금 담백한 음식을 먹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집 근처에 있는 두부 전문점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가까운 곳이라 산책하듯 천천히 걸어갔는데, 가게 앞에 적혀 있는 ‘국내산 콩으로 매일 직접 만드는 두부’라는 문구가 꽤 믿음직스럽게 느껴졌다.
맛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자극적인 냄새 대신 고소한 콩 향이 은은하게 퍼지고 있었다. 내부 분위기도 조용하고 편안해서 괜히 마음까지 차분해지는 느낌이었다. 메뉴는 순두부, 두부전골, 두부김치 등 다양했는데, 나는 가장 기본에 가까운 두부 정식을 주문했다. 반찬도 화려하진 않았지만 정갈하게 나왔고, 전체적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집밥 느낌이라 보기만 해도 속이 편안해질 것 같았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역시 직접 만든 두부였다. 평소 마트에서 사 먹던 두부와는 식감부터 달랐다. 너무 단단하지도, 지나치게 물컹하지도 않은 적당한 부드러움이 있었고 씹을수록 콩의 고소한 맛이 진하게 느껴졌다. 간장을 살짝 찍어 먹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었다. 특히 방금 만든 듯 따뜻한 온기가 남아 있어서 더 만족스러웠다. 순두부찌개도 함께 나왔는데 맵기보다는 깊고 부드러운 맛이 중심이라 부담 없이 숟가락이 계속 갔다.
위장 반응
고기 위주의 식사를 계속하다 보면 먹는 순간은 만족스러워도 이후에 속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할 때가 있는데, 이날은 식사를 마치고 나서 오히려 몸이 한결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과하게 배부른 것도 아니고 적당히 든든해서 기분 좋은 포만감이 오래 갔다. 무엇보다 “이런 음식이 진짜 몸이 편안해지는 음식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 가까이에 이런 두부집이 있다는 게 괜히 든든하게 느껴졌다. 굳이 멀리 가지 않아도 건강하고 담백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인 것 같다. 앞으로 속이 지치거나 자극적인 음식이 부담스러울 때면 자주 생각날 것 같은 곳이었다. 맛도 좋았지만 먹고 난 뒤 편안함까지 남는 식사라 더욱 만족스러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