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소화력이 예전만 못하다는 걸 자주 느낍니다. 통 입맛도 없고 부드러운 반찬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마트에서 싱싱한 가지를 몇 개 사 왔습니다.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따뜻하게 밥에 얹어 먹기 좋은 촉촉한 가지볶음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가지는 수분 함량이 90% 이상으로 매우 높고 식이섬유가 풍부해서 장운동을 돕는 대표적인 채소입니다. 특히 조직이 아주 연하고 부드러워서 볶거나 찌면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연해지기 때문에, 위장이 약해 단단한 음식을 잘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더없이 좋은 식재료입니다.
또한 가지에 들어있는 안토시아닌 등의 항산화 물질은 위장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어, 평소 속 쓰림이나 위염 증상으로 고생할 때 반찬으로 곁들이기에 참 순하고 좋습니다.
<<<가지볶음 만들기>>>
가지는 깨끗이 씻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도톰하게 썰어서 준비합니다. 볶으면 숨이 죽기 때문에 너무 얇지 않게 써는 것이 좋습니다.
팬에 기름을 아주 살짝만 두르고 썰어둔 가지를 먼저 넣은 뒤, 부드러워질 때까지 가볍게 저어가며 볶아줍니다.
가지가 숨이 죽고 촉촉해지기 시작하면 간장과 다진 마늘을 넣고 양념이 겉돌지 않게 골고루 배어들도록 함께 볶아줍니다.
마지막으로 크게 썰어둔 대파를 듬뿍 넣고 숨이 죽을 때까지 한 번 더 빠르게 볶아낸 뒤 불을 끕니다.
간장 양념이 적당히 배어들어서 너무 짜지 않고 담백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입니다. 기름을 많이 쓰지 않고 가지 자체의 수분으로 볶아내서 느끼하지 않고 아주 깔끔합니다.
씹을 것도 없이 입안에서 부드럽게 뭉개지면서 촉촉한 채즙과 대파의 은은한 향이 어우러져 밥반찬으로 무난하게 손이 자꾸 가는 맛입니다.
밀가루나 고기 반찬을 먹었을 때는 식후에 늘 배가 빵빵하고 가스가 차서 불편했는데, 이 가지볶음은 먹고 나서도 속이 참 편안했습니다. 위장에서 걸리는 느낌 없이 부드럽게 쑥 내려가는 기분이라 식사 후에도 더부룩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평소에 소화가 잘 안 되거나 치아가 약해서 질긴 채소를 먹기 힘든 장년층 분들에게 자극 없이 영양을 챙길 수 있는 반찬으로 좋았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