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된장 베이스의 묵직한 구수함에 꽃게 특유의 시원하고 달큰한 감칠맛이 진하게 녹아있더라고요. 여기에 고춧가루의 칼칼함이 뒤끝을 싹 잡아주니까 텁텁하지 않고 정말 개운했어요. 오동통한 게살을 발라 먹으면 입안 가득 바다 향이 퍼지는데, 살이 엄청 달고 부드러워서 씹을 것도 없이 녹아내렸습니다.
얼큰한 국물이 식도를 타고 위장으로 쑥 내려가는데, 찬 바람 맞아서 으슬으슬 굳어 있던 뱃속부터 온기가 쫙 퍼지더라고요. 고춧가루가 들어가서 자극적일까 봐 걱정했는데, 된장이랑 무에서 나온 시원한 맛 덕분인지 속이 뒤집어지거나 아린 느낌 없이 아주 편안했습니다.
몸 허해지고 얼큰한 거 땡길 때 이만한 영양식이 없어요. 꽃게가 제철이라 살이 꽉 차서 엄청 달고 감칠맛이 장난 아니거든요. 요리 과정이 좀 수고스럽더라도 싱싱한 꽃게로 끓여내면 조미료 1도 없이 천연의 깊은 맛을 낼 수 있어요. 칼칼한 국물에 술 한잔 곁들이기도 최고고, 든든한 저녁 한 끼로 기운 차리기도 딱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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