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선이
배가 무슨 터지기 직전의 고무풍선처럼 땡땡하게 부풀어 오르더니 가슴 밑바닥까지 꽉 차오르는 깝깝한 압박감에 숨이 반밖에 안 쉬어지더라고요 배 안에서 가스가 이리저리 이동할 때마다 바늘로 쿡쿡 찌르는 찌릿한 복통이 밀려와서 허리를 활짝 펴지도 못하고 구부정한 자세로 끙끙 앓아야 했네요 낮에 친구들이랑 브런치 카페 가서 먹은 생양파가 가득 들어간 연어 샐러드와 탄산이 톡 쏘는 청포도 에이드 먹었었어요 건강하게 먹는답시고 식이섬유 폭탄인 생야채를 제대로 씹지도 않고 수다 떨며 허겁지겁 밀어 넣었나봐요
월요일 오전 주간 기획 회의실 안이었어요 사방이 꽉 막힌 사일런스 공간에서 다들 조용히 모니터만 보고 있는데 내 배에서 꼬르륵 소리를 넘어 부글부글 기차 지나가는 천둥소리가 나기 시작하니 식은땀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쫙 흘러내리더라고요 회의가 끝나자마자 가방을 쥐어짜고 옥상 비상구 계단으로 도망쳐서 처절한 셀프 가스 빼기 대처를 시작했었네요 한참 후에야 속에서 부엉이 소리가 나며 가스가 밖으로 분출되어 겨우 지옥에서 탈출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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