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소리
뱃속 공기 방울이 대장 관을 따라 움직일 때마다 아랫배가 쥐어짜듯 알싸하게 아파서 걸을 때마다 발걸음을 조심조심 옮겨야 했어요 방귀나 트림으로 시원하게 배출이라도 되면 살 것 같은데, 아랫목이 꼭 막힌 것처럼 공기만 계속 맴돌며 살가죽을 단단하게 부풀려 놓으니 팽팽해진 배 때문에 허리를 펴기도 고역이더라구요
삶은 고구마와 차가운 우유였어요. 역시 이조합이 안 좋긴하네요 식이섬유와 찌부러진 당분이 가득한 고구마를 물도 없이 급하게 씹어 삼킨 데다, 소화가 잘 안되는 우유의 유당까지 장으로 한꺼번에 밀어 넣었어요
영화 호프 보러갔거든요 상영관 안이었어요. 하 영화는 재밌었는데 영화 속 제일 조용하고 긴장감 넘치는 장면이 이어지는데, 내 뱃속에서 갑자기 '꼬르륵 꾸르륵' 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니 미치겠더라고요. 정말 식은땀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로비 화장실 칸으로 뛰어가 옷 단추와 벨트부터 풀어 배의 복압을 낮춰주었어요. 그리고 변기 위에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해 장 통로를 자연스럽게 열어주었네요 따뜻한 물도 마시고.. 정말 다시는 고구마와 우유는 안 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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