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홀릭
지난달 여권 사진을 찍으려고 스튜디오 조명 앞에 앉았을 때의 기억이에요 스튜디오 방문 직전에 섭취한 보리 음료와 잡곡 베이글이 뱃속 환경을 엉망으로 만들었나 봐요
포토그래퍼가 턱을 당기고 정자세를 취하라고 요구하는데 복부가 돌덩이처럼 굳어지며 공기가 가득 차올랐어요
상체를 꼿꼿하게 세울수록 복벽이 터질 것처럼 조여와 헛숨을 들이켜야 했어요 셔터가 눌리는 순간마다 괄약근을 바짝 조이며 내부 팽창 압력을 억누르느라 입꼬리가 부자연스럽게 떨려 나갔답니다
결국 인쇄된 결과물엔 안면이 굳은 유령 같은 모습만 남았고 겉옷을 부여잡고 건물 비상계단으로 내달려 공기를 배출해야 했던 처참한 촬영 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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