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다도 체험장이었거든요 거기서 겪었던 비화... 프로그램 시작 전 입가심 삼아 들이켠 연잎 우린 물과 찹쌀 약과가 장내에서 난리를 피울 줄은 몰랐죠
방석에 무릎을 꿇은 채 찻잔을 받쳐 드는데 배 안쪽이 질소 과자 봉지마냥 팽대해지며 묵직한 가스가 들어차기 시작했어요 팽주가 찻물을 따르는 고요한 정적 속에서 창자가 비틀리듯 울려대는 괴음 때문에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었답니다
다도를 하려면 척추를 곧추세우고 단전에 의식을 둬야 마땅한데 하복부가 과도하게 팽창하여 횡격막을 치받는 바람에 호흡마저 가빠왔어요 행여 실례를 범할까 골반 기저근을 결사적으로 옥죄며 버티다 보니 허벅지가 마비되듯 저려왔답니다
찻잔을 쥔 손끝이 덜덜 떨리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차 맛은 음미조차 못 한 채 퇴청 신호가 떨어지자마자 대청마루를 굴러떨어지듯 뛰쳐나와 공중 변소로 향했던 끔찍한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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