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먹은 음식은요 들어가기 전에 근처 샐러드 집에서 병아리콩 범벅된 후무스 샌드위치에 우유 거품 잔뜩 올린 라떼를 후다닥 마셨거든요. 발효 잘 되는 콩 앙금이랑 유당이 뱃속에 들어가자마자 부풀었는지, 입장 팔찌 차고 잔디밭 들어간 지 한 시간도 안 돼서 아랫배가 고무 튜브처럼 빵빵해지기 시작했어요.
문제는 강아지들이 자꾸 저한테 달려들어서 뛰어놀아 줘야 했다는 거예요. 원반 던져주고 공 주우려고 허리 숙일 때마다 배 안쪽에서 기포가 이리저리 굴러다니면서 옆구리를 퍽퍽 차대는데, 겉옷으로 가려도 배가 볼록 튀어나온 게 보일 정도였어요. 사방이 뻥 뚫려 있긴 한데 견주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어서 방귀를 뀔 수도 없고, 참느라 괄약근 꽉 쥐고 엉덩이에 힘주면서 걸어 다니니까 허벅지 안쪽에 쥐가 날 지경이었죠. 강아지가 제 무릎 딛고 일어설 때 배를 툭 쳤는데, 뱃속에서 꾸르륵거리는 소리가 모터 돌아가듯 크게 울려서 진짜 바닥에 주저앉고 싶었어요.
네 시 반쯤 도저히 못 참겠어서 강아지 간식 챙기는 척하고 카페 구석 흡연구역 옆 벤치로 빠져나왔잖아요. 슬랙스 단추 몰래 풀고 난간 붙잡은 채로 까치발 들었다 놨다 하면서 골반을 이리저리 비틀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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