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리
새벽에 갑자기 명치끝부터 목구멍까지 뜨거운 용암이 흘러내리는 듯한 가슴앓이 때문에 번쩍 눈이 떠졌어요 위산이 식도를 타고 울컥울컥 역류하는 바람에 목 안쪽이 따갑다 못해 아려왔고, 입안에는 칼칼하고 쓴 신물이 계속 고이더라고요
전날 밤 퇴근하고 스트레스 풀겠다며 야식으로 해치운 매운 닭발과 기름진 치즈 불닭 세트 먹었거든요 캡사이신이 잔뜩 들어간 자극적인 양념이 위벽을 사정없이 자극한 데다가, 소화를 방해하는 치즈 덩어리까지 잔뜩 밀어 넣었으니 위장이 버텨낼 재간이 없었나봐요
이 지독한 속쓰림이 가라앉지않은 채 출근했다가 하필이면 중요한 해외 바이어들과의 독점 계약 미팅 자리에서 대참사가 터졌어요
바이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탕비실로 도망치듯 뛰쳐나가 다급하게 생존 대처를 시작했답니다 동료 서랍을 뒤져 겔포스 같은 팩에 든 제산제를 찾아냈어ㅛ 셔츠 깃을 풀고 조이고 있던 벨트부터 두 칸이나 늘려 위장에 가해지는 복압을 최소한으로 줄여주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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