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
도서관 열람실에서 국가고시 기출문제집을 풀던 날, 정오를 넘기면서부터 가슴팍 안쪽이 서서히 녹아내리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침을 거른 빈 속에 잠 깨겠다고 산도 높은 오렌지 주스를 연달아 두 팩 비우고, 산미가 강한 콜드브루 원액까지 텀블러에 담아 들이부었거든요. 위벽을 감싸는 점막이 싹 씻겨 나간 상태에서 강한 산성 액체들이 고였는지, 1시쯤 지나면서부터 흉골 안쪽이 뜨겁게 달궈진 냄비 바닥마냥 달아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칼로 째는 급성 통증이 아니라, 식도 벽을 굵은 사포로 아주 느리게 문지르는 듯한 쓰라림이 서너 시간 동안 멈추지 않고 갉아먹듯 이어졌어요. 연필을 쥐고 고개를 숙이면 목구멍 바로 아래까지 쌉싸름한 산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등받이에 뒤통수를 얹고 턱을 치켜든 어정쩡한 자세로 침만 말없이 넘겨야 했습니다.
오후 4시 무렵에는 책상을 주먹으로 쥐어뜯을 만큼 뻐근함이 흉곽 전체를 뒤덮었습니다. 도저히 집중이 안 돼 옥상 계단참으로 빠져나온 뒤, 윗단추를 쇄골 밑까지 풀고 서 있는 채로 상체를 뒤로 젖혀 흉곽 공간을 넓혔어요. 가방 구석에 굴러다니던 플레인 연두부 팩을 뜯어 씹지도 않고 목구멍으로 천천히 흘려보내 위벽을 코팅하듯 덮어주었습니다. 계단 난간을 붙잡고 시원한 바람을 쐬며 한참을 꼿꼿이 서 있자, 5시가 훌쩍 넘어서야 흉강을 지지던 화기가 서서히 잦아들며 잿더미처럼 온기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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