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리나
최대한 조심해서 먹고, 피자 조각을 작게 잘라서 평소보다 정말 열심히 씹어 먹으려고 노력을 했는데요. 그래도 이제 안 되나 봅니다. 이번에 먹은 피자는 토핑도 과하지 않고 도우도 꽤 담백해서 맛이 상당히 괜찮았거든요. 핫소스나 갈릭 디핑 소스도 아주 조금만 찍고 피자 본연의 맛만 담백하게 즐겨서 위에 부담이 덜할 줄 알았습니다. 다만 피자라는 게 아무래도 밀가루에 치즈가 듬뿍 올라가다 보니 속에서 뭉치는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다 먹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요, 가볍게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산책을 했는데도 점점 소화가 안 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밀가루 도우가 속에서 부풀어 올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치즈의 기름기 때문에 위가 놀란 건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둘 중 뭐가 범인인지 궁금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 위장이 점점 음식을 힘들어 하나 싶어 아쉽고 화가 나기도 하네요 그렇다고 막 엄청 아파서 약을 먹어야 할 정도는 아니었지만요, 물을 마셔도 소용없고 계속 배가 가득 찬 상태로 불편함이 묵직하게 남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명치 끝이 답답하고 얹힌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나름 천천히 꼭꼭 씹어 먹고 산책까지 해줬는데도 이렇게 소화불량에 명치까지 묵직한 걸 보니 마음이 참 씁쓸하네요. 거의 반나절은 고생한 후에야 겨우 속이 좀 가라앉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피자 좋아하는 마음만 가지고는 덥석 먹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한 조각을 먹더라도 정말 큰맘 먹고 고민하면서 먹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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