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선이
며칠 동안 밤새 시험 공부를 하느라 잔뜩 예민해진 상태에서 허겁지겁 밀어 넣은 편의점 냉동 만두와 차가운 캔커피... 새벽에 졸음과 스트레스를 쫓아내겠다고 제대로 씹지도 않고 뜨거운 만두를 허겁지겁 삼킨 데다가 거기에 아주 차가운 고카페인 커피를 연달아 마셨네요 아마도 엄청 자극이 되었겠죠?
이 지옥 같은 압박감이 하필이면 폭발했던 장소는 중요한 자격증 시험을 치르기 위해 들어갔던 엄청 넓고 사방이 조용한 대학교 고사장 안이었어요 하필 맨 앞자리에 앉았는데 시험지가 배부되자마자 명치가 콱 막히면서 오한이 들고 온몸이 으슬으슬 떨려와서 펜을 쥔 손이 덜덜 떨리더라고요 소리를 내어 한숨을 쉴 수도 없고 중간에 나갈 수도 없는 그 밀폐된 공간에서 숨이 안 쉬어지니 등줄기에 소름이 돋고 미칠 것 같았던 최악의 순간이었지요
어떻게든 마킹을 끝내자마자 가방을 들고 시험장 밖 벤치로 뛰어나왔어요 일단 목을 꽉 죄고 있던 셔츠 단추를 서너 개 풀고 구부정했던 허리를 활짝 펴서 인위적으로 숨길부터 확보해 주었어요 그리고 손톱이 하얘질 정도로 양손의 엄지손가락 안쪽 혈자리를 볼펜 끝으로 꾹꾹 찔러주며 강하게 자극을 주었네요 일시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그거 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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