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림
지붕 위의 도인
높은 절간, 기와 바다 위
수많은 발길 오가는 아침 세상
가장 낮은 곳의 소란을
가장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냥이.
이른 새벽, 분주한 출근길
개미처럼 엉켜가는 인파
지하철, 버스, 바쁜 걸음들
그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그는 그저 고요할 뿐.
흰 눈, 주황 무늬, 작은 철학자
세상의 번뇌와 욕심을
먼 기와 장단에 실어 보내며
수염 하나 움직이지 않고
그저 참선에 들었네.
차들의 경적 소리도,
사람들의 한숨 소리도,
그의 고요한 두 눈 앞에서는
바람 한 자락에 불과한 것.
세상을 내려다보며
도를 닦는 냥이
지봉 위의 이 작은 도인은
아침의 모든 복잡함을 넘어
자신의 평온을,
지붕 위에 가득 채우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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