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걷는 강변은 검은 강물이 뒤척이며 흐르는 소리가 가슴까지 파고든다. 가랑잎이 발끝에 구르는 소리도 더 차가운 금속성 소리를 낸다.
11월만 되면 허저나고 쓸흘한 추억 하나가 수십년이 지나도 떠나지 않고 가슴 한켠에 남아서 회한과 깊은 슬픔으로 되살아난다.
순옥! 잊지 못할 그 이름과 함께. 11월의 비원 매점 앞에서 지방에서 나를 만나러 온 그녀의 오빠와 소주잔을 기울이전 기억. 왜 거기를 약속 장소로 잡았는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쌀쌀한 날씨 속에서 목을 타고 넘어가던 소주의 짜리싼 목넘김이 불편한 분위기를 더 힘들게 하던 기억이 남아있다.
그 수로 좋은 평판과 함께 장래를 기약하는 언질을 받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한 내 잘못으로 결국 다른 길을 선택한 회한이 흉터처럼 남아서 가을이면 더 나를 흘흘하고 하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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