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리
부모님 생신이라 다 같이 한정식집에 갔을 때 겪은 일이에요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인 자리라 기분 좋게 부드러운 호박죽이랑 백김치 국물 위주로 조금씩 떠먹기 시작했는데 몇 숟가락 넘기지도 않았는데 윗배가 갑자기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면서 딱딱하게 뭉치더라고요 음식이 위장에 들어가는 순간 소화관 전체가 꽉 얼어붙은 것처럼 멈춰버리는 기분 나쁜 감각이 온몸으로 번졌어요 식사 자리 중간에 도저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조용히 밖으로 나와 식당 마당을 서성거리며 걸어봤는데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윗배가 묵직하게 처지면서 밑으로 툭 떨어질 것 같은 둔탁한 압박감이 밀려오더라구요 도저히 메스꺼워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하고 누워만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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