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점심시간, 한 주 동안 쌓인 업무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버리고자 회사 직원들과 함께 의기투합하여 근처 분식집으로 향했습니다. 마침 불금이기도 하고 다들 매콤하고 자극적인 음식을 강렬하게 원했던 터라, 메뉴판을 보며 눈이 뒤집혀 이것저것 마구 주문하기 시작했습니다.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는 아주 매운 떡볶이에 듬뿍 올라간 치즈, 그리고 갓 튀겨 나와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김말이와 오징어 등 모듬 튀김류를 상 가득 차려놓고 폭풍 흡입을 했습니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에 다들 하하호호 웃으며 매운 양념에 기름진 튀김을 푹 찍어 허겁지겁 배를 채웠고, 먹을 때만큼은 세상 부러울 것 없이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사무실로 복귀해 자리에 앉은 지 한 시간쯤 지났을 무렵부터 배 속에서 심상치 않은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배에 가스가 차서 더부룩한 정도인가 싶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아랫배가 쥐어짜듯 뒤틀리며 칼로 콕콕 찌르는 듯한 극심한 복통이 밀려왔습니다. 이마에는 주르륵 식은땀이 흐르기 시작했고, 매운 양념이 위장을 사정없이 자극했는지 속이 타들어 가는 듯한 쓰림과 함께 구역질까지 올라올 것 같았습니다. 도저히 자리에 가만히 앉아 업무에 집중할 수 없을 정도로 엉덩이가 들썩였고, 급기야 화장실로 직행해야만 하는 급박한 신호가 찾아왔습니다. 잦은 설사와 오한으로 몸이 으슬으슬 떨리기까지 하는 전형적인 급성 탈이 난 증상이었습니다.
이대로는 오후 업무를 전혀 볼 수 없겠다는 위기감에 나만의 긴급 대처법을 가동했습니다. 우선 화장실을 몇 번이나 들락날락하며 속을 비워내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탕비실로 달려가 차가운 음료 대신 위장을 진정시켜 줄 따뜻한 물을 큰 컵으로 두 잔 연속 마셔주었습니다. 그리고 회사 구급함에 상비되어 있던 지사제와 위장약을 찾아 다급하게 복용했습니다. 자리에 돌아와서는 손바닥이 뜨거워지도록 비벼 아랫배를 살살 마사지해 주었고, 겉옷을 배 위에 꽁꽁 덮어 복부를 최대한 따뜻하게 유지하려고 애썼습니다. 동료들에게 들킬까 봐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느라 진땀을 뺐지만, 퇴근 무렵 약 기운이 돌고 따뜻하게 배를 보호해 준 덕분에 간신히 고비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불금을 화끈하게 즐기려다 큰코다칠 뻔한 아찔한 경험이었고, 앞으로는 아무리 스트레스를 받아도 자극적인 매운 음식과 기름진 튀김의 조합은 조심해야겠다고 뼈저리게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