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우
오랜만에 만난 지인들이랑 수다 떨면서 먹느라 육회, 갈비찜, 잡채 같은 기름지고 무거운 음식들을 거의 씹지도 않고 계속 집어넣었거든요. 디저트로 떡이랑 탄산음료까지 쑤셔 넣고 나니까, 위장이 한계까지 꽉 차서 명치가 찢어질 것처럼 팽팽해지더라고요.
문제는 뷔페 끝나고 단체 사진 찍는 순서였어요. 정장 바지에 가죽 벨트까지 꽉 조여 매고 있었는데, 사진 기사님이 "자, 가슴 펴고 숨 들이쉬세요!" 할 때마다 명치에 박힌 시멘트 덩어리가 갈비뼈를 짓눌러서 헛구역질이 턱밑까지 치밀었어요. 웃는 표정은커녕 입술 바짝 마르고 눈앞이 노래지는데 줄 맨 앞줄이라 도망칠 수도 없었죠.
사진 찍자마자 식장 밖 화단 구석으로 빠져나와서 벨트 풀고 넥타이부터 목 뒤로 젖혀버렸어요. 손톱 끝으로 엄지손가락 안쪽(소상혈)을 피 통할 정도로 꾹꾹 누르면서, 바로 자리에 주저앉지 않고 건물 주변을 팔을 크게 흔들며 20분 동안 천천히 걸었답니다. 찬 바람 쐬면서 상체를 꼿꼿이 세우고 계속 보행을 하니까 꽉 굳어있던 위가 슬슬 내려앉으면서 얹힌 게 쑥 내려가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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