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춘이
미술관 주말 특별전을 관람하는 내내 하복부부터 가슴 밑선까지 젖은 모래주머니가 꽉 들어찬 채로 버텨야 했습니다.
입장 직전 맞은편 브런치 카페에서 버터에 절인 프렌치토스트 두 됫박과 크림치즈 베이글을 따뜻한 생강차 한 잔으로 먹었거든요. 당분과 유화제가 뒤엉킨 밀가루 덩어리가 소화관에 걸려버렸는지, 너무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찌르거나 뒤틀리는 아픔은 아닌데, 둔탁한 압박감이 네 시간 내내 줄어들지 않았어요. 그림 한 점을 보려고 멈춰 설 때마다 윗배가 축 처지며 골반을 짓누르는 느낌이 들어 허리를 똑바로 펴지 못하고 구부정하게 서성거렸습니다. 동행인의 감상평에 고개만 끄덕이며 억지로 보폭을 맞췄지만, 뱃속에서 소화액이 한 방울도 돌지 않는 듯 먹먹한 정체감 때문에 머릿속까지 안개가 낀 것처럼 멍해졌죠.
세 시를 넘겨 네 시로 가면서는 입술 표면까지 바짝 마르고 셔츠 밑단이 닿는 배 둘레가 묵직하게 조여왔습니다. 전시장을 빠져나오자마자 가방끈을 버리고, 야외 조각공원 벤치 모서리에 걸터앉아 양팔을 등 뒤로 깍지 낀 채 흉곽을 활짝 열어젖혔어요. 편의점에서 사 온 따뜻한 옥수수수염차를 입안에 굴려 가며 세 모금 천천히 넘긴 뒤, 양손 바닥을 비벼 열을 내어 늑골 갈비뼈 밑단을 마사지해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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