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이리보 먹었어요 공감가는 글입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건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그냥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한테 조금이라도 참고가 됐으면 해서요.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증상이 본격적으로 심해진 건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였어요.
처음엔 그냥 장염이겠거니 했습니다.
좀 쉬면 낫겠지 싶었는데, 검사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야 이게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때 좌절감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긴장만 하면 바로 화장실이 급해지니까 발표나 모임이 항상 두려웠고, 먹고 싶은 것도 마음대로 못 먹고, 늘 배가 더부룩하고 불안한 상태가 그냥 일상이 돼버렸어요.
그래서 일상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어요
외출 전에 동선에 있는 화장실 위치부터 검색하는 게 습관이 됐고, 약속 장소 근처 편의점이나 주유소 화장실을 몇 군데씩 미리 머릿속에 저장해두고서야 겨우 나갈 준비가 됐습니다.
택시만 타면 유독 속이 부글부글 끓어서 이동 자체가 힘들었어요.
목적지까지 버틸 수 있을지 없을지를 매번 계산해야 했으니까요.
불안감이 쌓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불안장애까지 왔습니다.
단순한 장 문제가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같이 무너지고 있다는 걸 느꼈을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그래도 하나씩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딱 하나의 해결책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이것저것 시도해보면서 제 몸에 맞는 것들을 골라낸 결과입니다.
식단부터 손봤어요.
저포드맵 식단 위주로 바꾸면서 확실히 자극이 줄었습니다.
특히 밀가루, 유제품, 기름진 디저트류는 확실히 문제가 됐어요.
버터 들어간 베이커리 같은 거 먹으면 그날 하루 화장실을 다섯 번 넘게 가는 날도 있었거든요.
밀가루에 유제품에 기름에 설탕까지, 지금 생각해보면 과민성한테 최악의 조합이었던 거죠.
그런 음식들을 하나씩 줄여나가면서 전반적인 빈도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유산균도 바꿨어요.
일반 유산균은 저한테 큰 효과가 없었는데, 과민성 전용으로 나온 저포드형 유산균으로 바꾸고 나서 체감이 달랐어요. 꾸준히 챙기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또 생강을 꾸준히 챙기기 시작했어요.
속이 좋다는 말을 듣고 반신반의하면서 시작했는데, 꾸준히 먹으면서 이동할 때 속이 끓는 증상이 많이 줄었어요.
변도 전보다 수월해졌고요.
배를 따뜻하게 유지하기도 했죠.
따뜻한 차를 마시는 것도 습관이 됐고, 배를 데워주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안정이 됐습니다.
긴장된 배가 풀리는 느낌이 있었어요.
유산소 운동 30분은 거의 매일 지켰어요.
억지로라도 몸을 움직이면 장 움직임이 달라지더라고요.
처음엔 운동할 여유가 있나 싶었는데, 오히려 이게 루틴이 되고 나서 컨디션 자체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병원을 제대로 갔어요.
불안장애까지 온 상태라 그냥 버티는 데 한계가 있었거든요.
대학병원에서 이리보정을 처방받았는데, 저한테는 잘 맞았습니다.
누군가의 후기를 보고 용기 내서 시도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게 하나의 전환점이 됐어요.
약이 모든 사람한테 같은 효과를 낸다고 할 순 없지만, 혼자 버티는 게 힘들다면 전문의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권하고 싶어요.
지금은 진짜 많이 달라졌어요
화장실 가는 횟수도 줄었고, 이동할 때 느끼던 그 막연한 공포감도 많이 사라졌습니다.
예전엔 택시 한 번 타는 것도 큰 결심이 필요했는데, 지금은 그냥 탑니다.
마음도 많이 안정됐어요. 불안장애까지 왔던 사람이 지금은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저 스스로도 가끔 신기합니다.
특별한 방법을 알려드리려는 게 아니고요..
저한테 맞는 게 남한테도 맞으리란 보장은 없고요.
다만 이 병이 반드시 나아진다는 보장이 없는 것처럼, 절대 나아지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어요.
같은 증상으로 힘드신 분들, 조금씩이라도 나아지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