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아파서 신경 쓰이는 거지, 신경 써서 배가 아픈 게 아니다."
누군가 이 말을 딱 해줬을 때, 뭔가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어요.
그동안 얼마나 많이 들었는지 몰라요.
"그거 다 스트레스 때문이야. 마음 편하게 먹어."
근데 저는 마음이 편해서 배가 아픈 게 아니거든요.
배가 아프니까 모든 게 불안해지는 거예요.
출근 전에 심장 두근거리는 것도, 밥 먹고 외출 못 하는 것도, 지하철 타다가 중간에 내린 것도 — 다 배가 먼저였어요.
학창시절부터 시작됐어요.
수업 중에 손들고 화장실 가는 게 일상이었고, 시험 시작하면 어김없이 배가 꾸륵댔어요.
뷔페 가서 한 입도 못 먹고, 여행 설레는 마음보다 '화장실 어디 있지'가 먼저였죠.
나중엔 진단받으러 병원 갔더니 대장내시경은 깨끗하다고, 스트레스 줄이고 운동하라고.
그 말 듣고 얼마나 막막했는지. 차라리 뭔가 나왔으면 고치기라도 할 텐데 싶더라고요.
약도 유산균도 다 먹어봤어요. 그때뿐이었어요.
결국 제가 찾은 건 완치가 아니라 관리예요.
기름진 거 줄이고, 아침 굶지 않고, 따뜻한 물 챙겨 마시고, 잠 충분히 자는 것.
거창한 게 아니라 그냥 몸이 싫어하는 걸 하나씩 줄여나가는 것.
그렇게 하다 보니 100%는 아니어도 예전보다 확실히 버틸 만해졌어요.
아직도 완치라는 개념이 없다는 게 솔직히 속상해요.
근데 여기 계신 분들이랑 같이 얘기 나누다 보면, 그래도 혼자가 아니라는 게 위안이 되더라고요.
비슷한 분들 많이 계시면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지 편하게 얘기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