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평소처럼 출근하면서 간단히 아침을 먹으려 했지만,
회의 준비 때문에 집에서 늦게 나오는 바람에 제대로 챙기지 못했어요.
배는 고팠지만 시간은 촉박했고, 집중도 잘 되지 않았죠.
점심시간이 되자마자 참다 못해 짬뽕을 시켰어요.
국물이 빨갛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걸 보니 당장이라도 먹고 싶었거든요.
한 숟가락 떠서 먹자마자 몸이 따뜻해지면서 기분까지 좋아졌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 문제 없었는데, 식사 후 한 시간쯤 지나자 갑자기 배가 꼬이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어요.
속이 부글부글 끓고 가스가 차오르면서 의자에 앉아 있어도 계속 배를 만지게 되었죠.
점점 식은땀이 나고 얼굴이 창백해졌어요.
회의 중이었지만 배에서 소리가 나서 민망하기도 했고, 결국 참다 못해 화장실로 달려갔어요.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도 쉽게 진정되지 않았고, 나와 보니 온몸에 힘이 빠졌어요.
알고 보니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또 도진 거였어요.
평소에도 스트레스를 받으면 종종 이런 증상이 나타났는데, 그날도 아마 긴장감이 쌓여 있었던 것 같아요.
전날 늦게까지 회의 자료를 준비했거든요.
화장실 거울을 보니 얼굴이 완전히 굳어 있었고, 그제야 내 몸 상태를 실감했어요.
그 후 점심은 건너뛰고 따뜻한 물만 조금씩 마셨어요.
배를 계속 문지르며 깊게 숨을 쉬었더니 조금 진정되었고, 약국에 들러 유산균도 샀습니다.
저녁은 죽 한 그릇과 바나나 반 개로 간단히 끝냈고, 집에 와서 복부에 온찜질을 했어요.
따뜻한 열이 퍼지자 그제야 배가 풀리더라고요.
그날 밤 일기를 쓰면서 깨달았어요.
내 장은 단순한 소화기관이 아니라 감정기관이구나 하고요.
스트레스를 먹으면 장이 진짜 아프다는 걸 몸으로 느꼈어요.
그 뒤로는 회사에서도 가능한 한 천천히 먹으려고 노력했어요.
식사 후에는 꼭 10분씩 걸으며 소화를 돕고, 화장실도 바로 가지 않으려 했죠.
요즘은 식사 전에 따뜻한 물 한 컵을 먼저 마시는데, 그게 장을 부드럽게 해주거든요.
다시 짬뽕이 생각날 때도 있지만, 이제는 향만 맡고 돌아섭니다.
내 몸이 보내는 경고를 무시하지 않으려 하거든요.
이제는 맛보다 내 장과 몸의 신호를 먼저 살피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배가 편해야 하루가 편하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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