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경험 중 가장 쓰라렸던, 간절히 기다리던 공연을 놓친 날의 이야기입니다.
작년 여름, 정말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어렵게 예매해 두었습니다. 공연 당일 점심으로 친구와 만나 매콤한 짬뽕을 먹었습니다. 평소에도 매운 음식을 먹으면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었는데, 오랜만에 만나서 방심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문제는 오후 4시경, 약속 장소인 공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갑자기 아랫배가 콕콕 쑤시며 심하게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곧이어 급격한 복통과 함께 설사 증상이 시작되었고, 진땀이 나면서 손발이 차가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통증이 너무 심해 결국 중간 정류장에서 내려 근처 상가 화장실로 달려가야 했습니다.
저는 상가 화장실에서 증상이 진정될 때까지 한 시간 가까이 앉아 있었습니다. 증상이 잠시 잦아들었지만, 다시 이동 중에 또 터질까 봐 극심한 불안감에 휩싸였습니다. 결국 도저히 공연장까지 갈 엄두가 나지 않았고, 친구에게 연락해 티켓을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와서 따뜻한 차를 마시고 배를 찜질하며 정장제를 복용했습니다.
수개월을 기다린 공연을 눈앞에서 포기해야 했던 이 경험은 과민성 대장 증후군이 일상을 얼마나 무너뜨릴 수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그 이후로 중요한 약속 전에는 식단 관리를 철저히 하고, 항상 지사제를 소지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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