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린
미치겠어요, 지금 회사 회의실 한가운데 의자에 바짝 굳은 채로 앉아있는데 뱃속에서 가스가 사방으로 들끓어서 진짜 미칠 것 같아요.
아까 점심 때 일하느라 마음이 급해서 사내 카페에서 구운 달걀 세 개랑 거품 가득한 라떼를 5분 만에 허겁지겁 밀어 넣었거든요. 그게 문제였는지 위장에서 소화도 안 되고 발효되면서 장 전체가 빵빵한 고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 거예요.
하필 지금 팀장님 주도로 다음 분기 프로젝트 기획안을 한 명씩 피드백하는 순서인데, 제가 앉은 자리가 회의실 한가운데라 중간에 밖으로 나갈 엄두도 못 내겠어요. 상체를 조금만 움직여도 아랫배랑 옆구리가 팽창해서 슬랙스 단추가 터질 것처럼 배를 조여오고, 뱃속에 갇힌 가스가 위아래로 요동치면서 갈비뼈 아래를 쿡쿡 찔러대는데 식은땀이 줄줄 흘러요.
숨을 깊게 쉬면 속에서 '꾸르륵' 하고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날까 봐 얕게 호흡하면서 괄약근에 힘을 꽉 주고 버티는 중이에요. 회의 끝나자마자 화장실로 전력 질주해서 바지 단추 풀고 배 누르면서 가스부터 싹 빼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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